우아한테크코스 레벨 3을 시작하게 되었다. 레벨 3의 진행 방식은 팀별로 2주 동안 스프린트를 진행한 뒤, 진행된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공유하는 데모데이를 가진다.
그래서 회고도 매주 쓰는 주간회고가 아닌, 스프린트마다 진행하는 데모데이 회고로 방식을 변경하려고 한다. 스스로도 2주 동안 진행했던 부분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팀 배정은 랜덤이었고, 프론트엔드 크루들은 대부분 처음 봤다. 첫날에 다들 어색해할까 봐 좀 걱정했는데, 역시나 어색한 분위기를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팀원끼리 많이 친해져서 분위기도 많이 풀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협업과 팀워크를 보여주면 좋겠다.
팀 빌딩 미션
Who are you?
우리가 만나서 처음 만난 미션은 팀 빌딩 미션이었다. 쉽게 말하면 자기 소개를 약간의 템플릿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우리 팀의 자기소개는 여기서 볼 수 있다.
Team Ground Rule
그리고 레벨 3, 4를 보내면서 원활한 팀 프로젝트를 위해 팀 그라운드 룰도 정했다. 뿐만 아니라 핵심 가치와 우리 서비스의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특히 많이 했던 것 같다.
서비스 & 팀 이름 정하기
가장 어려운 미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팀 이름만 이틀 고민했다. 우리 서비스는 집사들에게 반려동물의 먹거리 및 성분을 쉽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서비스 이름은 집사의고민이다. 펫스토랑이라는 이름부터 최종 이름인 집사의고민까지 정말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무민은 펫스토랑이 펫을 먹는다는 느낌이 난다고....)
내가 의견을 낸 이름이기도 하고, 집사라는 매체가 평소에 정말 많은 고민을 하는데, 우리 서비스가 이를 덜어준다는 느낌도 드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도 정말 마음에 든다.
기획의 세계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기획이다. 나는 여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기획을 하루 이상 잡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 특히 이번 기획 일정은 2주가 넘게 진행되어서 체감상 정말 길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필요없는 과정을 거쳤다는 느낌보단, 팀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고 우리 서비스의 궁극적인 사용자와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들 너무 힘들었을텐데, 회의 참여도 정말 잘해주고 준비도 열심히 해와줘서 여러 가지 방식을 도입해 가며 우리에게 잘 맞는 방식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중에서 필자가 특히 좋았다고 느낀 기획 방법들을 소개해보겠다.
지도 그리기
결정을 미리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지를 정해서 나머지 부분을 배재하면서 효율을 추구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뭔가 빨리 결정하면 더 깊게 파고 들어갈 수 있고, 불필요한 시간들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빠른 결정으로 인해 더 나은 선택을 했다면 너무나 다행이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누군가의 생각들을 더 이상 반영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경험들은 더 많은 의견들을 내기에 어려운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
아래와 같은 주제들에 대해 답을 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알아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도 그리기 시간은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모두의 생각을 다 듣고 적어두기 위함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팀원 모두의 생각들을 시각화한 것이다.
우리의 서비스는 다 같이 정한 주제로 만들어진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고 공유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괜찮은 효과를 냈다. 새로운 팀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꼭 한 번쯤은 해보길 추천한다.
스케치
혹시나 내가 생각한 디자인과 팀원이 생각한 디자인이 달랐던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스케치를 진행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 팀은 각자의 머릿속에 다른 디자인의 화면들이 있을걸 고려하고 해당 방법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화면을 간단하게나마 공유하고 투표를 했다.
정말 상세하고 엄청난 디자인이 필요한게 아니다. 단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몇 분 안에 슥슥 그릴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모두가 그렸다면, 여러 가지 화면이 나온 것 들 중 어떤 화면을 기반으로 디자인 할지 투표도 해보자!
지금은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일정을 산출해서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을 거친 후 모두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비슷해졌다는 게 느껴져서 꽤나 추천하는 방법이다.
그 외에도
우리 팀은 노션과 피그잼에서만 2주를 보냈다. 내가 소개한 것 이외에도 정말 많은 기획 방법들을 경험하기도 했고, 비효율적인 방법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건 차차 팀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또한 기획 과정에서 설문조사도 했었다. 우리가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대에 있어서 꽤나 유의미한 데이터를 원했기에 여기저기 부탁하고 다녔는데, 100명이 넘는 분들이 설문조사에 응해주시기도 했다.
데모데이
데모데이를 위한 발표자료 준비는 팀원들의 노고 덕분에 꽤나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PPT도 정말 잘 만들어주었고, 여태까지 같이 준비한 기획을 발표자료에 잘 녹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코치님들이 보는 시선은 약간 달랐던 것 같다. 특히 제 3자의 시선으로 보니, 우리의 서비스에 부족한 점과 더 고려해봐야 할 점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메타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껴버렸다..
상상치도 못한 질문들도 종종 나왔다.(앵무새랑 거북이 사료 성분도 제공해주냐, 리뷰가 핵심 기능 중 하나인데 그 리뷰가 어떻게 신뢰도를 가지냐 등등..)
특히 신뢰성과 관련한 부분들은 우리가 비슷한 타 서비스들에 비해 비교적 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대책까지 마련했지만, 막상 질문이 들어오니 말문이 턱 막혀버리더라.
코치님들에 따라서도 질문 스타일이 많이 달랐는데, 준 같은 경우는 팀 프로젝트다 보니 협업과 기획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주셨고, 구구 같은 경우는 앞으로의 일정과 기능에 대해서 많은 피드백을 주셨다.
나도 구구 말에 어느정도 공감은 된다. 우리의 서비스를 만드는 게 코치들의 바람이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반항군 같은 마인드를 가져도 만약 코치가 우테코 코치로써 준 피드백이 아닌, 제삼자의 입장으로 준 피드백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기도 애매하다.
특히나 현업을 많이 경험해보셨고 1기부터 5기까지의 프로젝트들을 봐온 코치님들이기에 받은 피드백들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 (다시 기획해야 하나?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등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많은 코치님들과 커피챗도 하고 7년차 집사님의 도움도 많이 받아 어느 정도 정리가 원만하게 되었다. 덕분에 더 길어질 것 같던 기획 일정도 오늘로써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일정 추정 방법
우리 팀 진행 속도가 다른 팀들에 비해선 워낙 느린 것 같기도 했고, 일정 추정 방법에 관한 브라운의 특강도 있었기 때문에 원만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자신만만하게 일정 추정에 들어갔다.
하루가 24시간이어도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은 몇 시간 안되듯이, 우리가 다음 데모데이까지 개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도 무조건 한정적이다.
그래서 위 추정 방법을 기준으로 순수 개발 시간을 도출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발이라는 것은 꽤나 포괄적인 의미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모든 행위들을 말한다.(코드 작성, 회의..)
실제로 우리가 진행할 태스크들에 해당 추정 방법을 적용하면 깃허브 프로젝트에 다음과 같은 추정 시간을 적용할 수도 있다.
당장 다음주 금요일이 2차 데모데이인데, 기능이 언제 어떻게 구현될지 아직 감이 안 잡히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JPA를 처음 접해보는 크루들도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라면 학습과 병행한다면 이도저도 아니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일정 추산이라는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해당 일정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페어로 진행하는 이슈가 아니어도 도와주면 되는 거니까.
느낀 점
정말 다사다난했던 첫 만남부터 1차 데모데이 후까지의 이야기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기획을 많이 해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던 사람이 기획에만 몰두해 보는 경험, 우리 서비스와 팀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시간들은 글 만으로는 풀어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았다.
어쩌면 나는 우아한테크코스에 기술이 아닌 소프트 스킬을 배우러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나는 집사의 고민이라는 서비스를 꽤나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라는 단일 목적성 마인드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워터풀 기획보다는 한시라도 빠르게 코드를 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회의 도중 은연 이런 말이 나온 적이 있다. "우리는 코드의 퀄리티도 중시해야 하지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집사의고민 서비스의 핵심 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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