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어제 4차 데모데이가 끝남과 동시에 우아한테크코스 레벨 3이 정말 끝났다. 데모데이 1차 회고 이후로 처음 쓰는 회고인데, 변명 같지만 그동안 너무 바빴던 것 같다. 회의, 개발, 기본적인 CS 공부 등 여태까지 이렇게 열심히 해본 적이 없다.
진짜로 과장을 조금 보태서 레벨3을 시작하고 머리카락 자르러 갈 시간도 애매할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 팀의 4차 데모데이 반응도 생각보다 많이 좋아서 이번 4차 데모데이(론칭 페스티벌) 회고는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2차 데모데이
레벨 3의 데모데이는 총 4번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마지막 데모데이는 론칭 페스티벌이라고 불린다. 사실 우리 팀은 1, 2차 데모데이 이전의 기능이 정말 적었다.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경험은 기껏 해봐야 버튼 하나 눌러서 다이어트용 식품보기 정도밖에 없었다.
심지어 내가 느끼기로는 1차 2차 데모데이 후의 반응과, 코치님들의 피드백이 정말 칼 같았다. 생각해 보면 틀린 말 하나 없어서 걱정도 많았었고, 절대 없을 줄만 알았던 열정이 식은 기간도 작게나마 있었다. (그럴 때마다 동기부여와 현실을 깨닫게 해 준 열심히 해준 말랑, 민무 정말 고맙다.)
나에게 회의시간은 정말 고된 태스크였다. 나름대로 내향적인성격이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고, 의견도 많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아닌,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드려고 하다보니 회의 시간은 길어지고 결론이 안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위와 같이 회의 시간의 생산성이 너무 떨어졌다. 우리 팀이 기능을 쳐낼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함에도 개발, 검증 단계를 거치고 수정하면서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4주 동안 만든 기능이 버튼 하나라는 실망감도 들었을 것 같다.
3차 데모데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만의 방식대로 개발을 시작했다. 말은 안했지만, 팀 대부분이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는 첫 한 달 동안 많이 생각해 보고 고민해 봤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2차 데모데이가 끝나고 부터 모든 기능을 리스트업 하고, 바로 개발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많은 문제를 만나보고 팀을 설득하는 경험도 해보았다.
데모데이 전 날 일이었다. 팀원들과 논의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급하게 만든 파이프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진짜 고개를 들 수가 없더라. 인프라는 캠퍼스 내부 네트워크로만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캠퍼스 문 닫는 시간 이후에 새벽까지 팀원들이랑 바닥에 앉아서 해결하고 갔다. (에디, 가비, 무민 너무 고마워^^)
나만 사용하는 부분이 아니거나, 새로운 기술 도입과 같은 부분은 정말 팀을 잘 설득하고 모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기술이나 개발하고 싶은 파트들에 대해 팀원들에게 동의를 얻고 설득하는 과정도 꼭 경험해 보면 좋겠다.
그래도 3차 데모까지 목표했던 기능들은 무사히 배포되었고, 코치님들의 반응과 피드백도 정말 좋아졌다. 4차 데모데이 발표 때는 이런 ppt를 만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4차 데모데이
정말 바쁘게 지냈던 4차 데모데이였다. 특히 4차 스프린트가 시작하고 몇 일 후에 버그 리포팅이 있었는데, 이 날 생성된 이슈만 약 30개 정도 되었다.(대체 이런 예외들은 어떻게 찾는거지.. + 우테코 팀들 중 가장 많은 버그 리포트 이슈 생성 업적 달성)
그 이후로 2주 동안 약 180개의 PR(신규 기능 개발, 버그 핫픽스, 리팩터링 등)을 주고받았으며 노트북이 쉬지를 못했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나의 제안으로 새로운 기술인 Querydsl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나는 물론 팀원들도 낯설고 잘 다루지도 못하는 부분이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도 있다.
내가 제안하기도 했고 다른 팀원들도 잘 모르는 기술이어서 공유를 잘!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원래는 코드리뷰 하는데 그림까지 잘 안그리는데 관련해서 설명이 필요해 보일 때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4차 데모데이가 되서야 느낀 건데, 팀원들의 성장 그래프가 장난 아닌 것 같다. 분명 처음 들어본다고 한 기술들을 이틀정도 지나고 보면 내가 물어보고 있더라; 자기가 맡은 기능들 개발하기도 바쁠 텐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배운 내용을 공부할 시간까지 낼 수 있는 건지 참 대단하다..
약간 더해서 아쉬웠던 점도 나타났다. 데모데이라는 데드라인이 있는지라, 모든 기능을 페어로 진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각개전투를 하는 부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혼자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 팀원들이 꼭 알아야 할 사항이나, 공유해줘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공유가 잘 안되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면 배포스크립트 변경이라던지 도메인 지식 등.. 공유가 안되면 2번 일을 해야 하는 꽤 골치 아픈 태스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회의중에 "우리가 개별적으로 만들거나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서화를 습관화해야 한다."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막상 실천하기에는 어려운 말이 4차 스프린트가 시작하고서야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문서화에 대한 부분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문서화와 공유는 다른 영역이다. 문서화를 하는 것 만으로는 모든 팀원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다른 팀원에게 필요한 것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공유라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 팀이 딱 그렇다. 문서화는 되는데, 공유가 안된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부족한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고, 레벨 4에서는 더 발전된 모습을 바란다!
4차 데모는 내가 발표를 맡게 되었는데, 발표의 방향성을 많이 고민했다. 이전 데모데이처럼 요구사항을 만족했는지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기술하는 발표 자료를 만들었는데, 다른 팀들의 발표를 보니 서비스 소개만 하는 발표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팀 발표 순서는 9번째였는데 원래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급하게 변경한 부분들도 많았다.(우테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면 꼭 봐주시길 ㅎㅎ..) 그래도 발표 이후 찾아와서 잘 들었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꽤 계셔서 보람도 있었다.(레벨 4 베베 테코톡도 기대해 주시고)
모든 발표가 끝나고 각 팀마다 부스를 운영하면서 다른 팀 크루들의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코치님들도 돌아다니시고 우형 직원분들도 몇 분 오셔서 보고 가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줄 줄은 몰랐는데 우리의 생각보다 서비스가 꽤나 괜찮았던 모양이다. 앉아서 서비스를 소개해드리는데 오셔서 "오 좋은데요~?" 이런 말 들으니까 수면 부족으로 인한 사이드 이펙트들 중 하나인 표정관리도 저절로 되었다. (부스 운영하는 내내 입꼬리가 안 내려갔다.)
마무리
개인적으로 느낀 게 많았던 레벨이다. 학습적인 부분부터 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느낀 부분들. 그리고 우테코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서부터는 현실적인 생각들도 많이 해봤다.
우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시기에 사이드 프로젝트 2개를 병행했다. 아직 정식적으로 배포가 된 상태는 아니지만,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부분들이었다. 3차 데모데이부터는 너무 바빠져서 손도 못 댄 게 함정;
여담으로 나는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잘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남들이 봐주면 고마운 거고 안 봐주면 더 열심히 써보겠다는 정도다. 그런데 레벨 3에 들어서 공부한 내용에 대해 쓴 글들에 댓글들이 많이 달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별생각 없이 쓰던 블로그에 댓글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니까 기분이 진짜 싱숭생숭했다. 내가 쓴 글을 보고 학습하는 사람이 생기다니!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리고 달린 댓글들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해드리기 위해 추가적으로 공부한 내용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는 진짜 취준도 해야 하고 현실적인 문제들도 직면하게 되니 틈틈이 미뤘던 알고리즘 공부와 CS, 네트워크 등등 이론적인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이제 진짜 우아한테크코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집사의고민 친구들, 우테코 크루 여러분 모두 마지막 방학 잘 보내시고 남은 기간 동안 같이 힘내봅시다. 파이팅!
++ 집사의고민 서비스 많이 이용 부탁드려요! (모바일 화면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귀여운 이스터 에그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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